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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성소수자위원회 7기를 맞이하며

2010/03/18 11:58 | Posted by 민주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 성소수자위원회


성소수자위원회 7기를 맞이하며

민주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 강석주

민주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가 벌써 7기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간 성소수자위원회에 많은 굴곡과 어려움들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굴곡마다 성소수자위원회 소속의 당원들과 지지자 분들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무사히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분당 이후에 당과 성소수자위원회 존립의 위기에서도 힘께 손을 잡고 위원회를 지켜주신 회원 여러분의 도움이 없었다면 7기 위원회는 없었을 것입니다. 7기 위원회를 맞이할 수 있게 해주신 회원들의 노력과 지지에 항상 감사를 드립니다.

성소수자위원회는 그간 많은 곳에서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특히 6기 위원회는 노동절과 퀴어퍼레이드, 집회현장에서 무지개 깃발을 휘날리며 함께 하였습니다. 또한 정치웹진 레인보우 발간과 당내 성소수자 교육을 통해 당원들과의 소통을 진행하고 있으며, 정책당대회와 지역 순례 프로그램을 통하여 지역에 있는 성소수자들과 함께하는 연대활동을 기획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성소수자 노동권팀을 구성하여 성소수자 노동권 문제에 대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보이지는 않지만 많은 연대활동과 지원 활동을 통하여 성소수자위원회의 활동의 지평을 넓히고 있습니다.

성소수자위원회는 지난 2월 6일 총회를 통해 7기 위원회를 발족하게 되었습니다. 7기 위원회는 6기성소수자위원회의 활동을 바탕으로 성소수자의 정책적 토대를 만들고 연대의 확장을 통해 입지를 공고히 하는 활동들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그간 여러 사정으로 중단되었던 성소수자 정책관련 연구사업을 진행할 예정에 있으며. 6.2지방선거 공약을 현실화하기 위한 준비 작업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간의 연대 사업을 강화하고 위원회로 내화할 수 있는 정기적인 회원 토론회와 간담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1. 성소수자 표준 교안 연구사업

그간 성소수자 교육은 당내 필수교육은 아니지만 성평등 교육안에 포함되어 진행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강의내용이 강의자별로 다르고 수준을 조절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에 위원회에서는 표준 교안을 제정하기로 하였습니다. 이 교안은 문서교안 뿐만 아니라 당원들이 알기 쉽게 미디어를 통한 교육을 함께 만들어 다양한 형태의 성소수자 교육안을 만나 볼 수 있을 것입니다.

2. 성소수자 인권조례 제정 관련 연구사업

6.2 지방선거에 성소수자위원회에서는 성소수자인권조례 제정을 하나의 공약으로 제안하였습니다. 공약이 공약으로서만 머물지 않고 현실적인 정책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성소수자 인권조례 제정에 타당성을 살펴보고, 앞으로의 정책으로 실현 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3. 성소수자 노동권팀과 레인보우 웹진

2009년에 활발하게 진행되던 성소수자노동권팀과 레인보우웹진 발간사업은 2010년에도 계속됩니다. 성소수자 노동권팀은 그간의 인터뷰를 통한 토론회를 진행하였으며, 이 토론회에서 논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2010년에도 계속적으로 진행이 될 것입니다. 레인보우웹진은 성소수자위원회의 다양한 이슈와 주제를 가지고 당원들을 찾아 갈 것입니다.

4. 새롭게 바뀌는 회원프로그램

2010년에는 성소수자위원회 회원 프로그램이 강화됩니다. 올해의 회원 모임은 2개월의 한번 씩 성소수자위원회의 이슈와 주제를 가지고 작은 토론회와 간담회로 채워질 것입니다. 단순한 모임을 넘어 성소수자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다양한 주체들과의 토론과 대화로 위원회의 활동의 활력소가 되어줄 것입니다.

이 외에도 지방선거 대응과 당직자 선거대응, 회원 일상사업, 퀴어페레이드, 연대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기획중에 있으니 회원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A flower that blooms adversity is the most rare and beautiful of all"
고통 속에서 핀 꽃이 모든 꽃들 중에서 가장 고귀하고 가장 아름답다.

디즈니 만화 뮬란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우리의 현재의 어려움과 고난이 민주노동당과 성소수자위원회를 꽃피우게 하고 우리의 삶을 꽃피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활동에 함께 해주시는 성소수자위원회 여러분은 가장 고귀하고 아름다운 분들입니다. 올해에도 우리가 바라는 무지개빛 세상을 꿈꾸며 앞으로 나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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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화된 남성’으로서의 ‘초식남’과 ‘미소년’으로부터 배우는 관계 맺기

2010/03/18 11:36 | Posted by 민주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 성소수자위원회

 ‘여성화된 남성’으로서의 ‘초식남’과 ‘미소년’으로부터 배우는 관계 맺기


김경태_동성애자인권연대


(여성과의) 섹스나 결혼보다 다양한 취미활동과 외모 가꾸기에 물심양면으로 더 많은 공을 들이는 초식남의 등장은 소비 트렌드를 변화시키고 있다. 혹자는 남성 본연의 임무(?)를 등한시하는 여성화된 남성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하는 반면에, 혹자는 여성과 남성의 장점만을 모아 놓은 신남성의 탄생이라며 반기기도 한다. 어찌됐든 덕분에 여성과의 섹스를 꺼리는 많은 게이들은 초식남으로 위장하며 잠시나마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마음껏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이제 여성화된 남성이라는 오래 묵은 편견 아닌 편견에 시달려온 남성 동성애자들, 그리고 그 여성화된 남성이라는 수식어를 본의 아니게 공유하게 된 초식남은 여성성이라는 공통분모 아래 한배를 타게 된 것이다.

“여성스럽다”라는 표현에 다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이 커뮤니티에서는 아마도 여성화된 남성으로서의 게이라는 필자의 시대착오적인 정의에 기겁을 할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여성스러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스스로가 이분화된 고정적 성역할의 편견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들의 기대와 달리 여기에서 말하는 여성성은 바로 그러한 이분법으로부터 탈피하여 사람 대 사람의 대등한 관계 맺기에 초점을 두려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원천이다. 실제로 초식남의 여성성을 논한다면, 그것은 그들이 물질적 욕구보다는 커뮤니케이션의 욕구가 더 강하다는 측면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그들이 소비하는 행위는 다다익선의 물욕을 채우기보다는 개인 대 개인의 원활한 소통과 교류를 증진시키려는 인간적인 관계 맺기로 향하고 있다.

초식남의 라이프 스타일이 전형화된 게이의 그것과 닮았더라도 초식남은 분명 게이가 아니다. 또한 모든 게이가 초식남처럼 살지도 않을 것이다. 그래도 적어도 이성애규범적인 사회가 요구하는 고리타분한 남성상으로부터 이탈해 대안적인 남성상을 제시해준다는 점에서 서로를 의지할 수 있다.

단편적으로 말해, 초식남이 동성 성애만 부재한 ‘호모화된’ 남성이라면 야오이물에 등장하는 미소년들은 게이 정체성의 동성 성애만 가져온 ‘호모화된’ 남성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동인녀들이 창조해 낸 미소년 주인공들 역시 여성화된 남성이라고 명명할 수 있는데, 여성들의 이상적 남성상에 부합하는 남성이라는 차원에서 그렇다. 나아가 그의 정체성은 이상적인 연인이면서 더불어 이상적인 자아로서의 의미까지 함축하고 있다. 엄밀히 말해 동인녀들이 재현해 낸 생물학적 남성은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분법적 젠더의 억압에 갇혀 있지 않는 자웅동체적인 인물이다.

야오이물에서 그러한 이상적인 남성상이 구축되는 가장 중요한 메커니즘은 바로 대등한 관계에 대한 지속적인 모색과 추구이다. 미소년 간의 관계성을 부풀리고 과장하며 확대해석한 패러디 작품이 바로 야오이물인 것이다. 여기에 여성 캐릭터가 배제되어 있는 이유는 미소년들 간의 사랑에 여성이 개입하는 것이 견고한 판타지 구축에 위협을 가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연유는 이분화된 성의 등장이 관계성에 대한 집중력을 흩으러 놓기 때문이다. 미소년들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외모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속내에 감응하는 뛰어난 능력에서 나오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삐거덕 거리는 이분법적인 사회에서 유연하고 유기적인 관계맺기의 첨병이자 이상적 존재로서 등장하는 ‘초식남’과 ‘미소년’이 게이 정체성의 변주로서 탄생했다는 것이 그저 우연의 일치에 불과한 것일까? 물론 필자는 게이 정체성의 우월성이나 진보성을 증명하기 위해 초식남과 미소년을 소환한 것은 아니다. 나는 단지 반문하고 싶다. 만약 우연이 아니라면 우리들이 잘 할 수 있는 중요한 무언가를 등한시하거나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초식남이 시큰둥하게 바라보는 자본주의적 남성다움이라는 허상에 게이들이 오히려 더욱 사로잡힌 채 물신화된 관계 맺기에만 열중하는 것은 아닐까? 야오이물이 판타지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현실 속 게이들은 그곳의 미소년들만큼 성 정체성에 구애받지 않는 대등한 관계 맺기의 소중함을 모르기 때문이 아닐까?

★ 초식남 : '온순하고 묵묵히 자신의 일에만 집중하며, 연애에는 관심이 없는 대신 개인적 취미에 돈과 시간을 투자하며 독신생활을 즐기는 남자를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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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0원짜리 눈도장

2010/03/18 11:24 | Posted by 민주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 성소수자위원회

50,000원짜리 눈도장

정욜 _ 민주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


봄이 가까워져 그런가? 요즘 청첩장을 돌리는 사람이 너무 많아졌다. 매주 결혼식장을 다니다시피 해야하고 지금까지 지출된 축의금을 계산해보니 20만원이 족히 넘었다. 아까운 내 돈. 대부분의 이성애자들은 경조비 지출이 다시 자신에게 되돌아올 것이라는 생각에 별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 하지만 나에게 되돌아 올 돈은 없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를 언제 그만둘지도 모르고 경사도 없는 나에게 억지로 조사를 만들 수 없으니 축의금은 그냥 버리는 돈이나 마찬가지다.

나는 2시간 전에 홍대 근처 예식장을 다녀왔다.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회사선배의 결혼식이기도 했고 집과 가까운 거리에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게 되었다. 어제 마신 술로 숙취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몸이 천근 만근했지만 어디서 나온 의리인지 몰라도 약속을 지키겠다는 생각에 지친 몸을 이끌고 양복을 꺼내었다. 오늘까지 양복을 입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솟구쳤다. 짜증도 났다. 복장이 뭐 대수냐 하는 생각에 평소 캐주얼한 차림으로 집을 나섰다.

예식장 앞은 사람들을 공장에서 찍어낸 것처럼 사람들이 줄지어 서있었다. 무슨 대축제라고 결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더 멋스럽게 차려입고 왔다. 좀 우스웠다. 난 회사사람들과 악수를 하고 인사를 나누었다. 이제는 됐다 싶어 축의금만 내고 도망쳐 나올 심산이었다. 하지만 눈도장 찍을 사람이 너무 많았다. 예식장 앞은 정말 인산인해였다. 7층짜리 웨딩홀에 내가 가야할 곳은 3층이었는데. 이곳은 12시부터 2시까지 3번의 결혼식이 잡혀 있었다. 100명씩 온다고 치면 300명이란 사람들이 이 좁은 예식장을 방문할 것이다. 생각만 해도 답답했다.

나를 포함해 나에게 부탁한 축의금 봉투를 내고 식권 한 장을 받았다. 주례하시는 분은 신랑, 신부를 제외하고 듣지도 않는 사람들을 향해 손짓 발짓 해가며 열변을 토하시고 계셨다. 또 눈도장을 찍으러 돌아다녔다. 부장님, 과장님, 팀원들. 퇴사한 사람들까지 모두 결혼식장을 찾았다. 그래도 결혼식장인데 썩소는 날릴 수 없어서 그냥 기계 같은 웃음을 띠며 예식이 끝날 때까지 멀뚱멀뚱 서있었다.

짜증도 났지만 부럽기도 했다. 결혼식이란 게 겉치레에 불과하지만 가족과 회사동료(심지어 퇴사를 한 사람들까지), 그리고 친구들까지 모두모여 축하받을 수 있는 자리이지 않은가? 그냥 그 자체가 부러웠다. 지방에서 버스를 대절하고 오셨는지 예식이 끝나갈 무렵 어르신 20명 정도가 오셨다. 거동도 불편하신 거 같은데 이제 남은 시간 30분을 보기 위해 오신 것이다. 문득 부모님 생각이 났다. 우리 부모님도 곱디고운 한복을 입고 축하해주러 온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식 자랑, 결혼 자랑하고 싶으실 게다. 그리고 결혼식장을 마치 놀이터인양 뛰노는 아이들을 보며 저런 손자, 손녀를 안고 싶으실 지도 모르겠다. 부모님도 늘 주변 친구들 자식이 결혼하거나 먼 친척의 자녀가 결혼하면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찾아다니신다. 그리고 지금까지 뿌린 축의금이 언제쯤 다시 들어오나 하며 나에게 하소연을 하신다. 결혼이라는 말만 꺼내면 내가 화를 낸다라는 사실을 잘 알고 계시기 때문에 요즘은 선보라는 말도 뜸해지셨다. 안쓰럽다.

식권은 뒤늦게 예식장을 찾아온 회사동료에게 건네 쥐어주고 답답한 예식장을 벗어났다. 배고픔이 밀려왔지만 혼자 쓸쓸히 밥 먹는 모습을 보이기 실어 다음 약속장소로 향하는 버스를 그냥 탔다. 두통이 밀려왔다. 쓰디 쓴 아메리카노 커피가 마시고 싶어졌다.


최근 신문에 미국 워싱턴DC하고 멕시코시티에서 동성결혼을 하는 커플이 턱시도와 웨딩드레스를 입고 서로 키스하는 사진이 올라 화제였다. 부러웠다. 내가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정말 진심으로 축하해 줄 수 있는 예식장을 한번 가보고 싶다. 가까운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턱시도를 입은 남자 둘이. 혹은 아름다운 웨딩드레스를 입은 여자 둘이 예식장을 유유히 걸어가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짜릿하다. 물론 사랑하는 사람과 평생 함께 한다는 선언이 반드시 이성애자와 똑같은 결혼식일 필요는 없겠지만 지금 한국 사회는 그런 욕구마저 가질 수 없다. 그냥 마음에도 없는 이성애자 결혼식만 쫓아다니며 애꿎은 축의금에 분풀이하고 직장동료들에게 ‘나 왔소’하며 눈도장만 찍으러 돌아다닐 뿐이다.

지금도 직장동료들의 청첩장을 받으며 속으로 “또 돈 버리겠네” 생각하는 수많은 동성애자들의 쓰디쓴 마음은 누가 헤아려줄 수 있을까. 또 우리는 언제쯤 결혼에 대한 압력에 시달리지 않고 누군가를 진심으로 축하해줄 수 있는 결혼식장에 가볼 수 있을까.

아깝지 않은 내 축의금의 미래를 위해 오늘도 잘 살아 버텨보자. 그래도 돈은 정말 아깝다. 아까운 내 돈. 아까운 내 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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