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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자 당원으로부터 온 편지-성소수자를 위한 진보정당의 역할과 과제 ①

2010.10.04 15:38 | Posted by 민주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 성소수자위원회

민주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
위원 여기동

여는글

안녕하세요^^ 저는 성소수자위원회의 당원 여기동입니다. 이렇게 편지로 당원 여러분을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국민승리21에 가입하여 당원이 되었고 성소수자위원회에서 2004년 초대위원장을, 그리고 2008년 가슴 아픈 분당의 해에 5기 위원장을 맡으면서 어느덧 6년 동안 성소수자위원회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워낙 글재주가 없어서 제목을 어떻게 정할까 고민하던 차에 문득 떠오른 생각이 논문처럼 딱딱한 글 보다 ‘지인으로부터 온 편지’처럼 편안하고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형식이 좋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제목을 ‘동성애자 당원으로부터 온 편지’로 적어보았습니다‘. 갑작스레 웬 편지일까? 라는 불명확한 테마를 정확하게 전달해야 할 필요가 있겠다 싶어 부제로 성소수자를 위한 민주노동당의 역할과 과제라는 표현을 더했습니다. 이 두 가지 제목은 당원들이 이 글을 읽고 저자가 무엇을 이야기하려고 하는지 관점을 명확하게 파악하는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이 편지는 한 동성애자 당원이 민주노동당과 당원들에게 전하는 작은 글입니다. 비록 글이 미진하고 표현이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여러분의 마음의 텃밭에 씨앗이 되어 예쁘게 담겨졌으면 합니다.

여러분에게 들려드릴 테마는 성소수자들이 살아가는 사회적 맥락(social context), 억압과 해방을 향한 투쟁, 당 강령의 의미와 가치 그리고 진보정당의 역할과 과제입니다.


1.한국사회 성소수자와 사회적 약자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저는 올해 48살이 되었습니다. 카톨릭학생회 학생운동을 통해 새로운 세계관을 만나며 두 가지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하나는 진보정당 당원이 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노동자계급 차원에서 병원노동조합원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 당시에 동성애운동은 미처 생각하지 못하였지만 이런 운동의 경험이 지금의 동성애자 해방운동에 중요한 밑바탕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졸업 후에 저의 꿈은 민주노동당과 병원노동조합의 활동을 통해 이루어 졌습니다.

한국사회는 동성애자를 비정상, 정신적으로 문제 있는 사람들 또는 에이즈를 퍼뜨리는 나쁜 인간의 유형으로 여기고 우리 사회에서 함께 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동성애, 동성애자, 동성결혼(동성커플 파트너쉽), 동성애자를 위한 사회문화적 제도, 동성애자의 인권 등 동성애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거부하고 부정합니다. 존재자체를 부정하고 싶은 마음들이죠.

동성애에 대해 올바르게 인식하지 못하는 이런 사고체계는 이성애우월주의(hetrosexism)에서 비롯되며 동성애혐오증(homophobia)은 차별과 폭력을 가져오는 주된 원인입니다.

성정체성으로 인하여 동성애자들은 가족과 직장 그리고 사회적 관계 속에서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고 어둠속에서 숨어 살기를 강요받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선택하여 결혼할 권리조차 제도적으로 인정받지 못하여 동성커플의 친권은 어느 곳 에서도 존재하지 못합니다. 파트너가 아파서 병원에서 검사를 받거나 치료 또는 입원을 할 때에도 아무런 권리를 행사할 수 없습니다.

군형법에서 동성애를 계간(동성애를 짐승들의 행위로 간주하는)으로 규정하여 처벌하는 조항이 있습니다. 청소년동성애자들은 아웃팅(자신이 알리는 것을 원하지 않음에도 알려지는 것)을 당하면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해야하고 교정에서 손잡고 다니지 못합니다.

직장, 학교, 군대, 가족 등의 여러 측면에서 동성애자들은 차별과 억압의 장벽에 가로 막혀 숨을 쉬지 못할 정도로 극도의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요즈음 방송되는 드라마에서 동성애자 아들에게 정상으로 돌아오고 어두운 곳에서 있지 말고 밝은 곳으로 나오라고 절규하는 모습이 오늘날 동성애에 관한 고정관념이라는 생각과 가족의 고통을 잘 보여주는 측면입니다.


2. 동성애자 억압의 역사

당원 여러분께서는 동성애자들이 언제부터 존재했고 어떻게 살아왔을까? 하는 궁금증을 갖고 있을 것입니다. 사실 저도 동성애자로서 인류의 역사에서 동성애자들은 언제부터 존재했을까? 고대 인류에서 부터 있었을까? 아니면 18-19세기 과학이 발전한 시대에 발견되었을까? 하는 질문들을 스스로 가져봅니다.

문헌을 통해 그리스, 로마시대에는 동성애는 비정상으로 규정하지 않았고 중세기독교에서는 죄악으로 여겼습니다. 과학적 근거로 제시할 수 없지만 면 동성애자들은 인류 시작부터 존재했다고 보여지며 정상과 비정상의 구분법은 역사 시기마다 사회적으로 규정을 다르게 해석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당에서는 언제부터 동성애자들이 활동하고 있었을까? 저를 비롯한 동성애자 당원들이 2001-2002년도부터 카페를 통해 모임을 갖기 시작하여 ‘붉은이반’이란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그 이름 그대로 진보적인 정치사상과 신념을 가진 동성애자들을 상징합니다. 우리는 2002년 대통령선거를 맞이하여 동성애 커뮤니티에 우리 당의 정책과 후보를 홍보하였으며 정치후원금을 모금하는 활동을 열심히 하였습니다. 동성애자 당원들이 스스로 이런 활동을 시작한 것은 저는 성소수자 당원들이 당에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위원회는 불편한 진실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시련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2004년 당직자 선거에 출마한 몇 명의 후보들이 동성애를 ‘서구 자본주의나 제국주의 문화의 퇴폐적 결과’라는 말로 동성애를 비하하고 동성애자 당원의 가슴에 못을 박은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이런 당안에서의 혐오에 대해 우리는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문제를 제기하였고 비하발언을 한 후보의 낙선투쟁을 열심히 하는 과정에서 동성애혐오증이 계속 나타났습니다. 우리의 존재를 부정당하고, 동성애자 당원들을 당에서 나가라고 하는 모욕을 당하면서 화가 났고 우리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고 두렵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투쟁은 우리 존재의 존엄성을 보존하기 위한 정의로움이었기 때문입니다. 가장 감동적이었던 순간은 이런 투쟁의 과정중에 있었던 대의원대회장에 우리를 지지하는 이성애자당원들이 ‘붉은일반’을 만들어 우리를 방어해주고 지지해주었으며 함께해준 그 순간에 가슴이 뜨거워지고 눈물을 흘린 시간이었습니다.

이런 과정을 경험하면서 예전에 읽었던 동성애자 억압의 사회사가 떠올랐습니다. 서양의 진보정당 역사에서도 이러한 동성애혐오적 태도와 탄압의 역사가 있었습니다. 그 사례를 몇 가지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극우 나찌정권도 동성애자에게 분홍색 역삼각형(pink triangle) 딱지를 붙여 가스실로 데려가 수많은 동성애자를 학살하였습니다. 볼세비키혁명 이후 성에 관한 억압이 사라졌지만 스탈린 공산파시즘시대에는 다시 통제하고 억압하였습니다. 쿠바혁명군에 가담했던 동성애자는 이념적 이탈자라는 굴레를 씌워 수용소에 갇혀 있다가 자신의 조국 쿠바를 버리고 미국으로 망명을 해야 했습니다. 중국공산당 파시즘은 동성애 관계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추정하건데 북한과 베트남 사회주의 정부에서도 동성애자는 자유롭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어 집니다. 동성애자들은 좌, 우 어느 곳에서도 행복하게 살수 없는 존재였습니다.

제가 금강산 여행 갔을 때 안내원에게 동성애의 개념을 설명하고 북한사회에서 동성애자들의 존재에 대해 묻자 그는 자신들의 나라에는 그런 사람들은 없다고 하였습니다. 보이지 않는 현상이기 때문에 존재하는 동성애자들을 바라보지 못하는 ‘동성애 부존재 착시현상: 동성애자들이 드러내지 않고 있어 이성애자들이 동성애자의 존재를 알지 못하는 현상’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사회주의 혁명을 통해 새로운 사회에서 동성애자들을 억압하는 역사는 제 자신이 사회주의자로서 매우 가슴이 아프고 ‘배반당한 혁명’에 화가 납니다.

왜 자유롭고 평등한 세상을 만들고자 염원했던 동지들을 그런 벼랑으로 몰아넣어야 했을까? 동성애에 관한 지식이 부족해서 일까? 아니면 이제 더 이상 동지로서의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여서 일까? 하고 많은 자괴심의 분노 의 늪에 빠져듭니다.

다시 이야기를 돌려 성소수자위원회를 이야기하면 2004년 이런 작은 투쟁을 통해 우리의 열정으로 위원회를 건설할 수 있었고 성소수자 당원들은 기뻤습니다. 우리의 위원회를 공식화하여 인정을 받았다는 의미는 실로 커다랗기 때문이며 성소수자 교육, 정책 등의 공식적 활동이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현재 성소수자위원회는 제6기를 맞이하였고 게이, 레즈비언,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당원들이 함께 하고 있고 우리를 좋은 친구로 여겨주는 당원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 글이 긴 관계로 다음 웹진에서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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